맨들맨들 그립, '구력의 상징' 아닌 스코어 깎는 주범

입력 2022-07-24 17:25   수정 2022-07-25 00:12

모든 스윙은 골프클럽의 손잡이인 그립을 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립은 골퍼와 골프채, 더 나아가 공으로 연결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래서 프로 골퍼들은 견고한 스윙을 위해 그립과 장갑을 수시로 교체한다. 하지만 대다수 아마추어는 별 신경을 안 쓴다. 일부는 반들반들하게 닳은 그립을 ‘구력의 상징’이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립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다. 그립의 소재인 고무는 열과 기름 성분, 먼지 등에 노출되면 서서히 삭는다. 그립이 미끄럽게 닳는 것만큼이나 나쁜 게 딱딱하게 굳는 것이다. 고무는 공기에 노출된 순간부터 굳기 시작한다. 딱딱해진 그립을 손으로 쥐면 잘 미끄러진다. 그러면 클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스윙의 안정성은 떨어진다.

라운드 중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 손에서 배어 나온 땀, 스윙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은 그립을 단단하고 반들거리게 하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건희 골프프라이드 한국지사장은 “그립은 클럽을 쥐었을 때 최적의 탄력성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하게 개발한 소재로 만든다”며 “다른 모든 제품과 똑같이 많이 쓸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장은 “그립이 헐거워지면 적잖은 거리 손실이 생길 수 있다”며 “미끄러운 그립은 구력의 상징이 아니라 스코어를 까먹는 주범”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그립 교체 주기는 ‘라운드 40회’다. 매주 한 번 골프장을 찾는다면 1년에 한 번은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따뜻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그립을 세척하고 잘 말리면 사용 기한을 늘릴 수 있다.

그립의 또 다른 의미는 ‘골프클럽을 쥐는 방법’이다. 골프를 잘 치려면 가장 기본인 그립이 좋아야 한다. 최근에는 그립에 사용자가 똑바로 클럽을 잡도록 돕는 모델도 나왔다. 야마하골프가 최근 선보인 여성용 클럽 페미나 2023년형의 그립에는 파란색 면적과 하얀 빗금이 있다. 파란 부분은 왼쪽 새끼손가락부터 세 개의 손가락이 오는 자리이고, 하얀색 빗금의 삼각형 라인은 오른손을 붙이는 자리다. 정확한 그립을 돕기 위한 ‘가이드식 그립’이다. 난바 겐타로 일본 야마하골프 주니어스쿨 코치는 “골퍼들이 소홀히 하는 올바른 그립법을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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